IMF 정책 비판했다고 ‘반정부 딱지’
‘나쁜 사마리아인들’에 족쇄…‘대한민국 사’는 북한찬양 분류
학계·출판계 “창의성·비판력 봉쇄 의도…시대착오적” 반발
국방부가 대중성이 높은 교양서와 문학 작품에까지 ‘불온’ 딱지를 붙여 검열을 일삼아 온 사실이 드러나자, 학계와 출판계는 “발상 자체도 시대착오적이지만 책 목록을 보니 더욱 기가 차다”고 비판했다.
국방부의 ‘불온도서 목록’에 오른 책 23권은 ‘북한찬양’ ‘반정부·반미’ ‘반자본주의’의 세 항목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반정부·반미’ 책으로 분류된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특히 눈길을 끈다. 영어로 쓰인 이 책은 지난해 10월 우리말로 번역돼 10만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더욱이 영어판도 한때 인터넷서점 아마존에서 판매 순위 100위권에 들며 2만부 이상 팔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 책의 한국어판을 낸 부키 출판사 박윤우 대표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노벨경제학상에 버금가는 ‘레온티예프 상’ ‘뮈르달 상’을 받은 <사다리 걷어차기>를 좀 더 대중적으로 풀어낸 해설서 성격의 책”이라며 “신자유주의 경제논리의 위험과 위선을 지적한 책을 불온서적으로 규정한 것은 신자유주의를 국시라 해석한 셈인데,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저자인 장 교수는 <한겨레>와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도 불온서적 개념이 있는지 몰랐는데 놀랍다. 책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세히 보지도 않고 싫어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책에서 19·20 세기에 미국이 이룬 경제발전을 칭찬했는데 어떻게 반미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내 책은 반미, 반자본주의, 쇄국을 지지하는 내용이 전혀 아니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반정부, 반자유주의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역시 ‘반정부·반미’ 책으로 분류된 <대한민국 사>(한겨레출판)는 진보 사학자인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한겨레21>에 2002년부터 5년 동안 연재한 글을 다듬어 묶은 책이다. 현재까지 15만부 이상 판매됐고, 해마다 수만부가 팔리는 대중적인 역사교양서다.
‘북한찬양’ 도서로 분류된 소설가 현기영씨의 성장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는 지난 2003년 문화방송 독서 프로그램에서 권장 도서로 뽑혀 수십만 부가 팔리기도 했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읽은 역사교양서와 문학 작품까지 불온서적으로 지정한 것은 다양성과 창의성, 비판력을 모두 봉쇄하려는 의도”라며 “군대에 간 사람들의 반발만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국방부, 대학교재·베스트셀러 “불온서적” 딱지 붙여 파문
한겨레신문 보도...“장병 개인우편물 확인, 불온서적 차단하라” 전군에 공문 입력 :2008-07-31 08:21:00
[데일리서프 인터넷팀] 국방부가 대중성이 높은 인문교양서와 대학교재, 베스트셀러까지도 ‘불온서적’으로 딱지 붙여 수거명령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겨레신문이 31일 보도했다.
군 당국은 또 간부 입회하에 장병들의 개인 우편물 내용을 확인하는 등 불온서적 차단 대책을 전군에 지시했다고 한겨레신문은 전했다.
한겨레신문이 30일 입수한 공군참모총장 명의의 공문에 따르면 공군본부는 지난 24일 각급 부대에 7월 28일~8월 8일 사이 불온서적 반입 여부를 점검해 8월 11일까지 보고할 것으로 지시했다.
이는 지난 19일 이상희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국방부 보안정책과에서 각 군에 내린 ‘군내 불온서적 차단대책 강구(지시)’에 근거한 것으로 돼 있다.
공문에는 “불온서적 무단 반입시 장병 정신 전력 저해요소가 될 수 있어 수거 지시하니 적극 시행”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또한 북한 찬양, 반정부·반미, 반자본주의 등 세 분야로 나눈 23개 불온 서적 목록을 제시했다.
목록에는 지난해 10만부 이상이 팔리며 상당수 언론에 ‘올해의 책’으로도 선정된 바 있는 영국 캠브리지대학 장하준 교수가 쓴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노엄 촘스키의 저서 ‘507, 정복은 계속된다’, 진보 사학자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쓴 ‘대한민국 사’ 등이 ‘반정부·반미’ 불온서적으로 분류됐다.
대학 교양수업 교재로 널리 읽히는 ‘북한의 우리식 문화’(민속학자 주강현 지음), 소설가 현기영씨의 성장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 등은 ‘북한 찬양’ 불온서적으로, ‘세계화의 덫’, ‘삼성왕국의 게릴라들’은 ‘반자본주의’ 불온서적으로 분류됐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인 장하준 교수는 한겨레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아직도 불온서적 개념이 있는지 몰랐는데 놀랍다. 책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세히 보지도 않고 싫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19·20 세기에 미국이 이룬 경제발전을 칭찬했는데 어떻게 반미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내 책은 반미, 반자본주의, 쇄국을 지지하는 내용이 전혀 아니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정책을 비판하는 이유만으로 반정부, 반자유주의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팀
출처-베티
출처-알라딘 http://www.aladdin.co.kr/events/wevent_book_m.aspx?pn=080731_mnd
대놓고 추천도서 잘 읽겠음 ㄳ